키캡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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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사소했다

우연히 맥용 타자연습 개발기를 보게 되었다. ([링크]) 글 중간에 나타나는 키보드가 너무 이뻐서 어떤 물건인지 하루종일 찾아보았다. 기성품은 아니었고 기판은 어디껀지 잘 모르겠지만 키캡은 drop.com 제품.

drops.com keyboard

drops.com 키보드. (사진 출처 : drops.com)

마침 집에 있는 윈도우 PC에 연결해 둔 로지텍 키보드가 고장났고,

마침 맥에 연결해 둔 리얼포스 키보드의 키캡을 찾아보다가 제품도 별로 없고 이쁘지도 않아서 실망하고 있었고,

마침 리얼포스의 심심한 키감에 식상함을 느끼고 있던 차였다.

이러저러한 사정들(?)이 겹쳐 키보드를 샤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고, 이왕 살 겸! 키캡도 이쁜걸 사서 껴보자는 당연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키보드를 고쳐서 사용하는 것은 선택지에 존재하지도 않았다.


내가 원하는 키보드의 요건은

  1. 무선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맥 환경에서 블루투스 키보드를 쓰다가 연결 선을 보니 그렇게 눈에 거슬릴 수가 없었다.
  2. 텐키리스 : 주로 맥 환경에서 작업해서 작은 사이즈의 키보드를 쓰다 보니 숫자 패드까지 있는 큰 키보드로 돌아갈 수 없는 몸이 되었다…
  3. 무접점 스위치 : 고장난 로지텍 키보드는 기계식 특유의 딸각거리는 느낌이 이건 키보드가 아니라 게임용 조이스틱이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물론 키보드의 주 용도는 게임이었고 그 역할을 아주 훌륭히 소화했다. (…) 하지만 무접점 스위치에 길들어진 나의 손꾸락은 체리 계열 특유의 타건감을 거부했다.
  4. 키캡 교체가 가능해야 한다.
  5. 백라이트 없었으면. LED 갬성 싫어한다. (단호) 그저 깔끔하기만 하면 된다.

이렇게 조건을 설정해 두고 키보드를 찾다 보니 1번 무선 키보드에서 선택지가 많이 좁혀지게 되었고, 결국 한성 GK893B를 구입하게 되었다. 색상은 깔끔한 흰색으로!

한성 GK-893B


주문

키보드를 샀으니 이제 키캡을 살 차례다. drop.com을 둘러보니 이쁜 키캡은 모두 품절이다. 여러 사이트를 둘러보다가 aliexpress에서 약간 흐리멍텅한 색감의 인스타 갬성이 흠씬 묻어나는 키캡을 발견했고, 원하는 키 배열에도 알맞는 제품이다. 주문을 하고 결제를 했다.

키캡을 사야겠다는 생각에 빠져서 전 세계가 코로나로 올스톱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주문을 3일 쯤 지난 뒤에야 그 사실을 깨달았지만 이미 배송이 된 상태였다. (…) 3월 21일에 주문을 했는데 다행히도 4월 2일에 도착을 했다. 아직 한중 물류 시스템은 안전한 듯 하다.

주문

키보드를 일주일 정도 쓰고 있으니 키캡이 도착했다.


완성

키캡놀이

키캡놀이

키캡놀이

사진으로 잘 표현이 안되었지만 알파벳 키는 좀 더 아이보리 느낌이다.


평가

XDA 키캡이다 보니 스텝스컬쳐2가 적용이 되지 않아 키감이 좀 바뀌었다. 노뿌 스위치 특유의 타건감은 여전하다.

동글동글한 키캡은 매우 만족스럽다. 아기자기한거 좋아하는 사람은 다 좋아할 듯. 흰 키보드에 RETRO 감성의 키캡이 썩 잘 어울린다. 원하던 깔끔한 느낌이다.

전체적으로 만족인데 굳이 단점을 꼽자면,

이중사출이 아닌 레이져 각인 키캡이다 보니 시간이 지나면 프린트가 벗겨질 수도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키캡에 기름기가 살짝 묻어 있었다. 닦으면 그만이지만 세심한 마감이 아쉽다.

키보드를 사야겠다는 생각에 그닥 신경쓰지는 않았지만 이만하면 가격도 좀 쌘편이다. (…)

맥용 키도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론

코로나 사태로 격리 생활이 길어지다 보니 돈이 나갈 곳이 많아지는 것 같다. 재난지원금이 시급하다.

kimsungy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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